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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수 늘려서라도···" 옛 방직터 '수직 개발' 필요

입력 2023.05.19. 18:10 수정 2023.05.22. 15:12
"옛 유산·공공기여 부지 지키기 위해서는
초고층 개발 유도해 공원면적 확보해야"
학교시설 부지 없애거나 축소 방안도 거론
광주 북구 임동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사업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덴마크 어반 에이전시 '모두를 위한 도시'

오는 7월 내 마무리를 목표로 사전협상이 진행 중인 광주 임동 옛 방직공장 부지 개발을 두고 공동주택(아파트) 세대 수 축소나 고층 개발 반대 등의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광주 도시경쟁력 판도를 뒤집을 것으로 기대되는 옛 방직터 개발이 광주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공공기여 부지(공원)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협상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광주시와 임동 옛 방직터 개발 사업자인 휴먼홀딩스PFV가 전방·일신방직 공장부지 도시계획변경을 위한 사전협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세대 수 축소', '초고층 개발 반대' 등의 주장이 나오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3일 광주시의회 본회의에서 이귀순 광주시의원이 옛 방직터 개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의원은 시정질의를 통해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선정된 옛 방직터 마스터플랜 설계작이 초고층으로 설계됐다고 비판했다.

동시에 광주시 층수제한 폐지 방침을 끌어들여 사업자 이익을 높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민선8기 들어 주거 위주의 개발이 돼 가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비단 이 의원뿐만 아니라 일부 시민사회계에서도 같은 입장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층수 제한 폐지가 실시되지 않았더라도 옛 방직터의 초고층 개발이 가능했다는 점이나 초고층 개발이 이뤄질수록 건설비용이 상승한다는 점, 사업자 이익을 늘려주려면 층수가 아닌 용적률을 높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잘못된 주장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가장 큰 문제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옛 공장부지나 건축물을 최대한 공공기여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직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높이(층수)가 낮아지면 그만큼 수평 개발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될 경우 공공기여 부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오히려 광주시가 사업자에게 세대 수를 늘려서라도 최대한 공공기여 부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박홍근 건축사(포유건축사사무소)는 "공간의 경쟁력이나 도시 미래를 위해서는 공원 부지를 많이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사업자가 공원 부지를 더 내놓기 위해 세대를 더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광주시는 데이터를 가지고 협상을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다만, 세대마다 주택 형태나 면적 기준이 다르다는 점에서 현재로서 숫자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또 내부 도로 등도 보행이 가능한 데크를 덮는 등 입체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공원이나 광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협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로 세대 수를 더 줄이게 될 경우 시민들과 광주시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세대 수를 줄이면 그만큼 사업자는 사업성을 지키기 위해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줄이려고 할 것이고, 이는 필연적으로 건축물이나 공공공간의 품질 악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다"고 지적했다.

박 건축사도 "결과적으로 사업자, 광주시, 시민 모두 손해를 볼 수 있다. 어차피 30층이나, 40층이나 무등산 경관하고는 별개니 건축물 높이를 올려 공원을 늘리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공원을 확보하기 위해 1만3천여㎡ 규모로 예상되는 학교시설 부지를 없애거나 줄이는 방안도 언급된다. 학령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데다가 인근에 서림초·광천초 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학교시설 복합화 추세에 따라 공원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휴먼스홀딩스PFV 측은 최초 제안 당시 4천760 세대를 짓겠다고 했지만, 지난해 본 접수를 하면서는 4천231 세대로 축소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사업자가 500세대를 줄여 제안한 상태로, 현재로서는 세대보다는 업무·상업 집중화를 위한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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