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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 두 달새 26조 빠져···뭉칫돈 '금 시장' 몰린다

입력 2025.02.07. 08:20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 두 달새 26조 감소
예금금리 하락 속 투자처 찾아 이동…'머니무브'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2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ATM 지점 안으로 시민이 들어가고 있다. 2024.12.12. ks@newsis.com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은행 예금금리가 연 2%대로 떨어지면서 두 달새 시중은행 예금에서 26조원 가량의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은행에서 빠져나간 돈이 주식, 금, 코인 시장 등 다른 투자처로 흐르면서 '머니 무브(자금이동)'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월말 정기예금 잔액은 922조2998억원으로 한 달간 4조7918억원 줄어들었다. 지난해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21조1285억원 빠져나간 뒤 두 달째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은행 예금이 큰 폭 빠진 것은 예금금리가 지속 하락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지난해 말 기준 연 3.18%로 1년 전(연 3.88%p) 대비 0.7%p 떨어졌다. 이달 기준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7%로 2%대로 내려간 상황이다.

뭉칫돈은 다른 투자처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금 시장에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 5일 금 거래대금은 1088억3637만원으로 거래소 금 시장이 개장한 지난 2014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 골드바가 진열되어 있다.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국내 금값도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전날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 1g당 가격은 14만1350원으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인 3일(13만8000원) 대비 3350원(2.43%) 올라 최고가를 경신했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 5일과 비교하면 8만7050원에서 62.4%나 급등했다. 2025.02.05. jhope@newsis.com

대표적인 금 투자 상품인 'ACE KRX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달 23일 처음으로 7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4거래일 만에 1028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8035억원을 돌파했다. 골드바와 순금 제품 등을 구매할 수 있는 한국금거래소에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전날 한 때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주식시장 거래도 활발해졌다. 이달 들어 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8668억원으로 전월(9조6178억원) 대비 1조2490억원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12월(8조7353억원)에 이어 지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코스피는 전 거래일(2509.27)보다 27.58포인트(1.11%) 오른 2536.7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30.98)보다 9.34포인트(1.28%) 상승한 740.32에 거래를 종료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44.3원)보다 3.4원 오른 1447.7원에 마감했다. 2025.02.06. xconfind@newsis.com

가상자산 시장도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여전히 저금리를 대신할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예치금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8조원을 넘어섰는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지속 상승한 점을 감안할 때 예치금 규모는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1억원을 돌파한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1억 5000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로 갈 곳 잃은 돈이 좀 더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아 움직이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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